치앙마이로 떠날 날 안아줘
책을 읽기 전까지는 치앙마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물론 태국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도시에 대한 강력한 매력을 나에게 전달했다.
‘치앙마이, 그녀를 안아줘’는 잔잔하지만 힘 있게 나를 치앙마이로 오라 손짓하였다.
빠르고 지친 삶, 빡빡하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대한민국에 지친 그녀는
멋진 남편과 쿨하게 치앙마이로 떠났다.
그리고 그녀는 상처들을 회복해가며 가장 행복한 레빗이 되었다.
그녀의 2년여간의 추억이 책으로 나왔다.
이 책에서는 치앙마이에서 살아가는 법이 아주 친절하게 적혀있었다.
집을 구하는 방법부터 상세한 마을 지도, 교통수단, 자연, 날씨, 먹거리, 놀 거리,
그녀가 만난 소중한 치앙마이의 주민들, 심지어는 길거리의 강아지와 고양이의 이야기들도 실려 있었고,
어느 것 하나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는 이야기가 없었다.
그녀가 그려놓은 수채화 물든 귀여운 그림과 함께 글을 읽을 때면 마치 눈앞에서 아름다운 자연들이 어른거리며,
맛난 음식거리들에 침이 고이고, 좋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물론, 이런 그녀의 스토리는 그녀가 어린 날 이미 태국에서 산 경험과 일해 본 경험
태국어가 능통하다는 특징이 있어 가능한 부분이 많았겠지만
그녀의 친절하고 따듯한 책은 누구나 치앙마이의 매력에 빠져 살아갈 수 있게 적혀 있었다.
그것이 사람을 더욱 책에 빠지게 하는 매력 중 하나였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6장 ‘친구를 사귀다’였다.
누구나 여행 중 타지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고대한다.
물론 그 결과는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너무나 마법같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들이 얽히고설켜 그녀를 감싸며 나타났다.
단골 카페 주인인 준준, 그녀의 블로그를 보고 치앙마이로 날아온 한국인 이니하,
화가이자, 사진가인 피티, 코끼리 화가 뷰, 블로그 이웃에서 진짜 이웃이 된 사과씨 등
수많은 인연들이 마치 영화처럼, 아니 정확히는 마법처럼 그녀에게 다가왔고,
심지어 그들은 친절하며 예술적이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하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지만 가장 믿음이 안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에이 설마, 좋은 사람만 가득한 동네라니?’
‘서로가 이 정도로 연관되어 있다고?’
‘이거 과장이 있는 걸까?’ 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이 의심은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부끄러운 마음으로 변했다.
치앙마이 레빗. 그녀는 너무나 밝고 순수한 사람이었다.
스스로 즐겁게 행동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남을 위해 애쓸 수 있는 사람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2시간가량의 강연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좋은 사람에게 좋은 인연이 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나는 아직 팍팍하고 각박한 사회에 치여 아름다운 인연들은 나에게 마법과도 같은 일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여전히 인연을 이어가며 서로를 위해 애쓰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녀의 눈에서 빛나는 치앙마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본인이 과거의 스트레스와 불행으로 인해 힘들었다고 했으나
그것을 웃으며 말할 수 있었기에 아름답게 치유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강연 내내 치앙마이의 즐겁고 행복한 경험들을 말하며 웃었고, 계속해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그 시간들을 추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책으로 옮겼던 수채화처럼 물든 추억은 상업성이 아닌 진심이었다.
그녀의 책 제목대로 치앙마이는 상처가 많은 그녀를 너무도 따스히 안아주었고,
레빗은 그 추억을 또 다른 ‘그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책을 썼다.
그리고 나는 그에 열렬히 응해버리고 말았다.
사회로 발 디딜 준비를 하며 거칠게 상처 나는 중인 나는 치앙마이가 안아주길 바라며
어느 날 훌쩍 떠나버릴지도 모른다.
그 과정은 온통 행복만 가득하진 않겠지만, 용기 있게 한 발짝 내디디면
따뜻한 햇살과 향기로운 커피 냄새, 정겨운 웃음이 가득한 치앙마이가
나를 안아줄 것임은 분명하다.
(졸업을 앞둔 겁많은 4학년 도서캠프를 신청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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